양동리 마을
김 은 결
동여 맨 진달래 붉은 앞가슴 살며시 들추어 놓고 까르르 저 혼자 온 산허리를 다 웃어넘기던 봄바람 산머루넝쿨 연한 잎새 위에 다문다문 잔기침을 걸어두면 앞산머리 창포꽃빛 달이 솟아 오동나무 긴 그림자따라 마을 길이 묻히고 들판에서 돌아온 넉넉한 가슴 너머 휘인 등뼈 가지런한 사람들의 마을
밤은 완두콩 같은 푸른 별을 눈썹 위에 굴리던 아이들 발자국따라 깊어지고 서낭당 돌각담 아래 흩어지는 밤 뻐꾸기 젖은 목청
초가지붕 가난한 달빛이슬 쓸어모아 지금도 다소곳한 가슴들끼리 기대서는 양동리 어머니의 마을 |